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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가 기업공개(IPO)를 앞둔 구글의 발목을 잡았다. 그 동안 특허 문제로 승강이를 거듭하던 야후는 9일(현지 시간) 구글로부터 주식 270만주를 넘겨 받기로 했다.
IPO를 앞두고 떨어지는 낙엽도 피해가려는 구글로선 '울며 겨자먹는' 심정으로 주식을 넘겨준 셈. IPO를 무리없이 처리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반면 야후는 잠재가치가 무궁무진한 구글 주식을 270만주나 챙기게 돼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국내에선 '코스닥 황제주'로 통하는 NHN이 비슷한 경우를 당했다. 지난 2002년 IPO를 앞두고 새롬의 심술로 재심 판정을 받은 뒤 이를 무마하기 위해 주식을 넘겨준 것.
IPO 직전 분쟁에 휘말리는 경우는 많지만 구글이나 NHN처럼 주식으로 입막음하는 경우는 드물다. 구글과 NHN의 공통점은 바로 잠재가치가 무궁무진한 기대주라는 점.
양 기업은 한국과 미국의 '대표 기술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 구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주식 양도
특허분쟁 합의금 명목으로 구글 주식 270만주를 넘겨받은 야후. 월스트리트 주변에선 '야후의 대박'을 부러워하는 시선이 많아지게 생겼다.
270만주를 금액으로 따지면 약 3억 2천 800만달러 규모. 이는 구글이 경매식 기업공개를 통해 예상하고 있는 주식가격(108달러∼135달러)의 중간치인 121.05달러를 주당가격으로 계산한 수치다.
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구글의 기업공개(IPO)는 나스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핫이슈. 역사적인 기업공개를 무리없이 진행하기 위해 구글은 여러가지 장애물들을 치워야 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야후와의 특허소송.
기술과 관련한 특허 소송 자체는 IT업계에서 많이 있는 일이기 때문에 놀랄 일은 아니다. 하지만 매출 대부분을 야후의 특허기술로 거두고 있는 구급 입장에선 소송 자체가 엄청난 '짐'이 아닐 수 없다.
IPO를 목전에 두고 있는 기업을 상대로 주식양도로 해결했다는 점에서 야후가 갈길 바쁜 구글의 약점을 '대박' 기회로 삼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싱크이퀴티 파트너스의 존 팅커 분석가는 "IPO를 코앞에 두고 있는 기업이 이렇게 대규모로 주식을 양도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면서 구글의 결정에 대해 상당히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메리칸 테크놀로지 리서치의 마크 마하니 분석가는 "야후는 쌍수를 들고 기뻐할 일이지만, 구글은 주식양도로 인한 자금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구글 입장에선 매출에 큰 도움을 주는 기술과 관련한 분쟁을 해결했다는 데 의의를 두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허분쟁이란 무기를 앞세운 야후가 IPO로 날개를 달려는 구글의 발목을 잡아 '한 몫' 단단히 챙겼다는 것이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 NHN, 2002년 비슷한 경험
지금은 당당한 코스닥 황제주인 NHN. 하지만 NHN에게도 아픈 과거가 있다.
NHN은 지난 2002년 코스닥 시장 진출을 위해 예비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황당한 일을 당했다. 당연히 무난하게 통과하리라던 코스닥 예비심사에서 재심의 판정을 받은 것. 코스닥위원회 측은 다소 뭉뜨그려진 말로 재심 사유를 설명했으나 정작 원인은 엉뚱한데서 튀어나왔다.
NHN에 250억원의 자금을 출자했던 새롬기술이 딴지를 걸고 나선 것이다.
새롬기술은 지난 2000년 NHN에 지분 10%를 투자하면서 '증자 시 상호 협의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했다. 그러나 이후 NHN은 새롬과의 협의 없이 증자를 계속했고 새롬기술은 이에 큰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 어느새 새롬기술의 NHN 지분율은 5.6%로 줄어있었다.
하지만 새롬은 가장 중요한 시점인 코스닥 등록을 앞둔 상황에서 심술을 부리는 수완을 발휘했다. 마침 당시 오상수 전 사장과 홍기태 현 사장간의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이던 시점이었던 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
새롬기술의 거센 항의에 당황한 코스닥위원회 측은 NHN에 합의를 볼 것을 종용했다. 결국 재심의를 받기 직전 NHN과 새롬기술측은 모처에서 만나 합의를 이뤄냈다.
결과는 NHN의 항복이었다. NHN의 최대주주였던 이해진 당시 사장(현 부사장)은 자신이 보유한 지분 10만주를 새롬기술에 매각키로 한 것. 이에 따라 새롬기술의 NHN 지분은 7.4%로 늘게 됐다. 매각가격도 공모가격보다 훨씬 낮은 주당 7천200원 수준에서 결정됐다. 지금 NHN의 주가가 100% 무상증자 후에도 9만원 선을 유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매각가격은 터무니 없이 싼 것이었다.
물론 당시 협의에 참가했던 NHN 직원들은 억울하기 짝이 없었다. 멀쩡한 주식을 내놓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코스닥 등록이라는 ‘대업’을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
양측의 합의가 있은 후 NHN은 코스닥 등록 예비심사를 무난히 통과했고 2년이 흐른 지금 '코스닥 시장의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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